처음으로 타종행사라는 곳에 가봤다.
아까 사촌동생한테 전화가 왔는데, 보신각 간다고 했더니, "언니, 내가 아는 언니 맞아?" 한다. 그래서 올해는 특별하잖아, 했더니 바로 수긍. 내복 바리바리 껴 입고 손난로 들고 모자에 장갑에, 완전무장을 하고 갔다.
스산하다. 곳곳에 경찰, 방패 든 전경. 도대체 움직일 수가 없어 답답해.
추워서 어차피 사진은 못찍을 것 같아 핸드폰으로 찍었다.
타종행사 첫 공연은 '날 보러 와요'였다. 땅이 쿵쿵 울릴 것 같은 음악소리. 할머니들 앞에서 목소리 증정쇼를 벌이는 오세훈. 하지만 바로 앞은 저런 풍경이었다. 아고라, 전대협, 진보신당, 그리고 각종 단체와 대학 깃발이 펄럭이는데, 화면에 전혀 비치지 않는다. 반쪽의 진실. 무섭지 않은가. 깃발들이 분노로 펄럭이고, 종 치는 내내 명박퇴진 구호가 울려퍼지고, 새해가 되는 순간 전교조 선생님들이 나눠준 노란 풍선이 하늘을 뒤덮었다. 조금만 각도를 돌리면 저런 풍경인데, 생방송 중에 얼마나 후달렸을까. 나중에 와서 봤더니, 보신각 종소리조차 제대로 들려주지 않았단다. 혹시라도 구호 외치는 소리가 끼어 들어갈까봐겠지.
성급하지 말자고 했지만, 오늘 집회는 당혹스러웠다. 깃발 든 시위대는 경찰과 전경 사이 겹겹이 둘러싸여 갇힌 상태여서, 나중에 온 사람들이 합류하기도 쉽지 않았다. 바깥에서도 촛불을 들고 풍선을 들고 피켓을 들었지만, 누가 집회 참가자인지 모르니 몇명인지 추산할 수도 없었다. 뒤편에서는 영문을 알 리 없는 외국인들이 기차놀이(?) 비슷한 걸 하며 소리지르고 춤추고 맘껏 새해를 즐기고 있었다. 새해를 빡세게 맞이한 적도 없었지만, 이번 새해만큼 심란한 마음으로 맞이한 적도 없었다. 대오 안에서는 뜨거웠을지 모르나, 밖에서 간혹 외치는 명박 퇴진 구호는 두세번의 메아리를 남기고 머쓱하게 허공에 흩어져 버렸다.
돌아가는 골목에선 경찰이, 빨간 MB OUT 카드를 갖고 있던 우리를 막아세웠다. 시위 도구는 반입 금지라는 이유였다. 집에 가는건데, 뭘 어디로 반입한다는건지.
으슥한 골목에 남자 경찰들. 나는 괜히 뒷걸음질쳤는데, 김공은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맞선다. 너무 당당한 모습에 경찰이 "어디 계신 분이세요?" 물었다. 김공이 그게 무슨 말이냐며 말꼬리를 붙들고, "이거 왜이래!"하며 버럭 언성을 높이자, 잘못 걸렸다 생각했는지 "아뇨, 집이 어디시냐구요" 한다. 무시하고 지나가려 하자 다시 방패로 막는 전경. 이내 "야, 보내 보내" 하며 길을 터준다. 스무살 조금 넘어 보이는 앳된 얼굴들이 난 솔직히 무섭다. 나 혼자였다면 얌전히 피켓 내려놓고 줄행랑 쳤을지도. 이 심약한 마음을 어째야 하나.
이렇게 어수선하게, 희망 없는 2009년이 밝았다.
희망이 있다면 이 상황이 더 나빠지기를, 그래서 우리 모두가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대신 해줄 수 없다는 것을 더 뼈저리게 깨닫는 것. 그것뿐.
아까 사촌동생한테 전화가 왔는데, 보신각 간다고 했더니, "언니, 내가 아는 언니 맞아?" 한다. 그래서 올해는 특별하잖아, 했더니 바로 수긍. 내복 바리바리 껴 입고 손난로 들고 모자에 장갑에, 완전무장을 하고 갔다.

타종행사 첫 공연은 '날 보러 와요'였다. 땅이 쿵쿵 울릴 것 같은 음악소리. 할머니들 앞에서 목소리 증정쇼를 벌이는 오세훈. 하지만 바로 앞은 저런 풍경이었다. 아고라, 전대협, 진보신당, 그리고 각종 단체와 대학 깃발이 펄럭이는데, 화면에 전혀 비치지 않는다. 반쪽의 진실. 무섭지 않은가. 깃발들이 분노로 펄럭이고, 종 치는 내내 명박퇴진 구호가 울려퍼지고, 새해가 되는 순간 전교조 선생님들이 나눠준 노란 풍선이 하늘을 뒤덮었다. 조금만 각도를 돌리면 저런 풍경인데, 생방송 중에 얼마나 후달렸을까. 나중에 와서 봤더니, 보신각 종소리조차 제대로 들려주지 않았단다. 혹시라도 구호 외치는 소리가 끼어 들어갈까봐겠지.
성급하지 말자고 했지만, 오늘 집회는 당혹스러웠다. 깃발 든 시위대는 경찰과 전경 사이 겹겹이 둘러싸여 갇힌 상태여서, 나중에 온 사람들이 합류하기도 쉽지 않았다. 바깥에서도 촛불을 들고 풍선을 들고 피켓을 들었지만, 누가 집회 참가자인지 모르니 몇명인지 추산할 수도 없었다. 뒤편에서는 영문을 알 리 없는 외국인들이 기차놀이(?) 비슷한 걸 하며 소리지르고 춤추고 맘껏 새해를 즐기고 있었다. 새해를 빡세게 맞이한 적도 없었지만, 이번 새해만큼 심란한 마음으로 맞이한 적도 없었다. 대오 안에서는 뜨거웠을지 모르나, 밖에서 간혹 외치는 명박 퇴진 구호는 두세번의 메아리를 남기고 머쓱하게 허공에 흩어져 버렸다.
돌아가는 골목에선 경찰이, 빨간 MB OUT 카드를 갖고 있던 우리를 막아세웠다. 시위 도구는 반입 금지라는 이유였다. 집에 가는건데, 뭘 어디로 반입한다는건지.
으슥한 골목에 남자 경찰들. 나는 괜히 뒷걸음질쳤는데, 김공은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맞선다. 너무 당당한 모습에 경찰이 "어디 계신 분이세요?" 물었다. 김공이 그게 무슨 말이냐며 말꼬리를 붙들고, "이거 왜이래!"하며 버럭 언성을 높이자, 잘못 걸렸다 생각했는지 "아뇨, 집이 어디시냐구요" 한다. 무시하고 지나가려 하자 다시 방패로 막는 전경. 이내 "야, 보내 보내" 하며 길을 터준다. 스무살 조금 넘어 보이는 앳된 얼굴들이 난 솔직히 무섭다. 나 혼자였다면 얌전히 피켓 내려놓고 줄행랑 쳤을지도. 이 심약한 마음을 어째야 하나.
이렇게 어수선하게, 희망 없는 2009년이 밝았다.
희망이 있다면 이 상황이 더 나빠지기를, 그래서 우리 모두가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대신 해줄 수 없다는 것을 더 뼈저리게 깨닫는 것. 그것뿐.

덧글
전화 안받는다 싶더니 거기 나가 있었구나.
새해 복 많이 받어 정박사
어찌 지내는지 궁금.